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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루미]밸런타인데이

 "... 야, 루미네. 너 지금 뭐 하냐?"스카라무슈가 언짢은 듯이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보면 몰라? 내일이 밸런타인데이잖아. 초콜릿 만들려고 초콜릿 사는 중인데?"

"하? 그런 쓸데없이 달기만 한걸 왜 선물하는 거야?"

내 이름은 루미네다. 그리고 옆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잔소리하는 남색머리의 소년은 스카라무슈. 스카라무슈랑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는데, 지금은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를 좋아하고 있다. 언제부터 좋아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기억에 남는 것은 평소에는 차갑지만,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그가 위로해 주었다는 것이다.

"흥, 그래서 다크초콜릿만 샀잖아? 잔소리만 할 거면 저리 가."

스카라무슈에게 줄려고 일부러 다크초콜릿을 산 건데. 저 바보. 자기한테 줄려는 것도 모르고. 나는 초콜릿을 스카라무슈가 들고 있는 장바구니 안에 넣었다.

"... 그런데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 의외네. 누군데?"

"그걸 내가 잔소리쟁이한테 왜 말해줘야 해? 안 알려줄 거지요~"

루미네가 장난스럽게 미소 지었다. 반면에 스카라무슈는 초조한듯한 모습이었다. 루미네가 초콜릿을 사고 나서, 둘은 마트에서 나와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 하아... 망할..."스카라무슈는 자기 방 침대에 누워서 작게 읊조렸다. 스카라무슈는 루미네를 좋아하고 있었다. 눈부신 햇살 같은 금발에 호박색 눈동자. 그리고 순수하고 선한 마음. 루미네가 울고 있을 때면, 항상 찾아가서 아무 말 없이 어깨를 토닥여준다거나, 안아주며 그녀를 위로해 줬었다. 같이 자라며 루미네가 점점 더 좋아져 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런데 루미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방금 전에 알아버린 것이다. 안 그래도 어릴 때부터 루미네를 졸졸 쫓아다니며 철없는 남자애들을 쫓아냈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니! 루미네가 좋아하는 사람과 루미네가 행복해지기를 바라야 할까? 스카라무슈는 곰곰이 생각해 봤다. 루미네와 다른 남자가 팔짱을 끼고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 으아아아, 씨발!"스카라무슈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루미네가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와 같이 있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스카라무슈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아, 먼저 선수 치면 되는 거잖아?"

 

 다음날, 밸런타인데이. 스카라무슈는 루미네보다 먼저 등교했다. 그런데, 루미네의 책상에 무언가 놓여있었다."... 이건... 초콜릿이잖아?"스카라무슈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초콜릿을 땅에 내팽개쳤다. 그리곤 초콜릿을 발로 콱콱 밟아대고, 초콜릿과 같이 포장되어 있던 러브레터도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박박 찢어서 쓰레기통에 넣었다."이 딴 건 대체 누가 선물한 거지. 애초에 밸런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선물을 주며 고백하는 날 아니었던가? 그런 것도 모르고 선물한 건가. 정말 무식한 놈이네."스카라무슈는 살벌한 표정으로 초콜릿이었던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밟아 넣으며 생각했다.

 

 한편, 루미네는 그런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등교하는 중이었다.

"헤헤... 슼라무슈한태줄 초콜릿은 다 만들어놨고, 이제 잘 전해주기만 하면 돼. 그런데 스카라무슈가 고백을 받아줄까? 고백을 안 받아주면 어떡하지... 윽, 아니야. 나쁜 생각은 하지 말자."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며 루미네는 교실문을 열었다.

"... 스카라무슈?"

"... 아, 루미네. 안녕."

어라, 이상하다. 분명 엄청 무서운 얼굴로 쓰레기통을 노려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초콜릿은 만들어왔어?"

"아, 응. 짜잔! 어때, 좀 있어 보이지 않아?"

루미네는 가방에서 하트모양 상자를 꺼냈다. 스카라무슈는 저 초콜릿이 다른 남자손에 들어갈 것을 생각하자 내장이 꼬이는 느낌이었다.

"....."

어라? 혹시 마음에 안 드는 건가. 어젯밤에 엄청 열심히 포장했는데.

"으음, 혹시 장식으로 달아놓은 리본이 좀 별로인가?"

"... 아니야, 예쁘게 잘했네. 받는 사람은 꽤나 기쁘겠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스카라무슈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하아... 이거 생각보다 더 서둘러야겠네. 스카라무슈는 속으로 생각했다. 1교시... 2교시... 3교시... 스카라무슈는 혹시나 아침에 루미네에게 초콜릿을 준 녀석이 있을까 봐 루미네 옆에서 떠나지 않았다. 루미네에게 말을 거는 남자애들은 쏘아보며 쫓아냈다. 이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는 루미네는 그저 스카라무슈가 곁에 있어서 좋았을 뿐이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되었다.

 

 "루미네. 할 말 있으니까 잠깐 따라 나와봐."

"아? 으응."

루미네를 이끌고 간 곳은 평소에 인적이 드문 학교뒤쪽에 있는 화단이었다. 봄이 올 때가 다되어서 그런지 꽃들이 피어나있었다. 루미네의 손목을 잡고 루미네를 이끄는 스카라무슈의 귀는 붉게 물들여져 있었다.

"... 루미네."

"으응, 그래서 할 말이 뭐야?"

루미네 또한 얼굴이 붉어져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스카라무슈의 붉어진 얼굴과 귀. 설마, 스카라무슈가 나를 좋아하는 걸까.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심 기대하게 되었다.

"... 나 너 좋아해. 어릴 때부터 계속, 좋아하고 있었어."

스카라무슈는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토마토처럼 붉어져있었다. 그리곤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게,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너를 다른 사람에게 뺏기고 싶지 않아."

"흐... 흐아..."

루미네는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스카라무슈가 나를 좋아한다고? 정말로? 이제 어떡하지. 얼굴이 점점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나, 나도 너 좋아해... 초콜릿도 너 줄려고 가져온 거였어..."

아. 그런 거였구나. 스카라무슈는 행복해서 미칠 것 같았다. 루미네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제 다른 사람에게 루미네를 뺏길 것이라는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됐다. 지금 이 감정을 루미네에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루미네, 키스해도 돼?"

루미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스카라무슈는 루미네를 잡아먹을 듯이 입을 맞췄다. 벌어진 입술사이로 스카라무슈의 혀가 비집고 들어와 입안을 천천히 훑었다. 스카라무슈는 본능적으로 루미네의 혀를 빨아들였다.

"흐.. 아.. 흣..."

루미네의 신음소리가 입술사이로 새어 나왔다. 그와 동시에 스카라무슈는 자신의 어느 한 부위에 피가 쏠리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 진정하자, 진정...

스카라무슈는 루미네가 이를 눈치채지 못하게 키스를 멈추려고 했다. 하지만 루미네와 하는 키스는 너무나 달콤해서, 그만두자 라는 생각을 할 때마다 조금만 더,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몇 분 간은 쪽쪽거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고, 그들이 키스를 멈춘 이유는 수업종이 울려서였다. 키스를 마친 두 사람의 얼굴은 발그레하게 홍조가 떠있었고, 입사이에 은사가 길게 늘어져있었다.

"루미네, 잠시만."

"응? 지금 뭐 하는 거야?"

스카라무슈는 루미네의 목에 다가가서 얼굴을 파묻고 키스마크를 여러 번 남겼다.

"흐, 앗... 간지러워..."

목이 간지러웠고 쪽쪽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스카라무슈가 얼굴을 들었을 때 무언가 짓궂은 짓을 했을 때 짓던,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스카라무슈가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 알지 못하는 루미네는 짐작만 할 뿐이었다.

"루미네, 수업 늦겠다. 빨리 가자."

루미네가 물어볼 새도 없이 스카라무슈의 손에 이끌려 교실에 도착했다. 다행히 늦지는 않았는지 선생님이 오시지는 않았다. 안심하고 루미네는 자리로 돌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뒤에 앉아있던 나히다가 루미네에게 말을 걸어왔다.

"루미네, 목에 그 빨간 자국들은 뭐야?"

"... 응?"

루미네는 무언가를 깨닫고 책상에 있던 손거울로 목덜미를 보았다.

"... 이, 이게 뭐야!"

목덜미에 얼룩덜룩한 붉은 반점 같은 것이 여러 개 있었다. 루미네가 양 볼을 부풀리고 스카라무슈를 째려보자, 스카라무슈는 "메롱~"하고 혀를 내밀며 짓궂게 웃어 보였다.

 

 

 

 


걍 글연습좀한다고 손풀기용으로 써서 전체적으로 어색합니다...

글을 거의 4년가까이 안썼그등요...^^오랜만에 순애물 보고싶어서 써봤음 다음에는 티스토리 어떻게 쓰는지좀 알아보고 글쓸게요...^^